<이태원 클라쓰>는 2020년 이미 인기 절정을 찍었던 드라마입니다. 다른 해에 비해서 추석 연휴가 길었기에 이것 저것 보지 않고 찜만 해 두었었다 이번 추석 연휴에 드디어 보았습니다. 지난 번 <라켓소년단> 에서 박서준을 상기 시켜준 배우를 봤던 잔향이 남아 있어서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소신과 함께 어럽게 살기 vs. 둥글게 성공하기

인생을 산다는 것이 선택의 연속이라는 것을 알아채기가 그리 힘들지 않습니다. 선택을 한다는 것은 다른 선택의 기회를 버릴 수 밖에 없는 기회비용의 문제이며 가능하면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지 않기를 희망하며 살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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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박새로이 (박서준 역)는 단순 선택의 문제가 아닌 소신을 지키다 인생이 꼬였습니다. ‘소신’은 개별 인간 모두가 각자 가지고 있는 삶의 가치관이고, 소신을 지키며 산다는 것은 모나지 않고 등굴게 살라는 한국 사회 속에서 유난히 모나게 보입니다. 보통의 사회인이라면 융통성이란 자기 합리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소신은 살짝 숨기고 살아가는 것을 삶의 지혜로 여기는데 박새로이는 반대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중졸에 전과자로서의 청년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정도면 우리 사회에서는 하류 인생이라고 할 만한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덕분에 박새로이는 <또라이> 별칭을 가집니다.

또 한 명의 사회 부적응자, 조이서

조이서 (김다미 역) 는 또 한 명의 사회 부적응자입니다. 자칭 타칭 <소시오패스> 기질을 가지고 있지만 지력과 운동 능력 모두 만능인 사기 캐릭터입니다. 조이서와 박새로이의 만남은 또라이와 소시오패스의 만남이었죠. 아마 이런류의 만남 조합이면 범죄자 조합에서 많이 보는 <조커와 할리퀸> 같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이서는 특유의 똘끼오 사차원 감성을 박새로이를 위해 좋은 쪽으로 발휘하게 됩니다.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생이 되는 길을 마다하고 자신의 인생을 박새로이에게 겁니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되는 선택을 한 것이죠. 갓 19살 딸이 본인 인생을 중줄에 전과자, 술집 사장에게 건다고? 이런 결정을 받아 들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묘한 매력의 김다미

본 드라마를 통해서 알게된 배우입니다. 박새로이 친구인 조수아(권나라 역)와 대척점에 서 있습니다. ‘수아’가 조용하게 응원하고 포근함을 주는 존재라면 툭하면 틱틱대고, 부딪히지만 박새로이를 반강제로 끌고 가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이서’라는 강한 존재입니다. 김다미의 매력이 정말 잘 뿜어져 나옵니다. 키스하려는 수아를 ‘디펜스’ 하는 장면이나 눈을 크게 위로 쳐다 보면서 자신감 있게 몰아치는 장면들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극중에서 보여준 귀여움과 당돌함이 매력입니다.

출처: Netflix <이태원 클라쓰> 중

사장님이 성공하도록 내가 만들 겁니다. 난 한 번도 져 본 적이 없습니다.

만화 쟝르가 가지는 후반부의 아쉬움

장점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국내 요식업 1위를 하겠다는 목표와 목표 추진 과정이 많이 생략이 되었고, 결론적으로는 본인의 실력이라기 보다는 상대 가 몰락함으로써 성공하는 것을 보면 역시 만화라는 쟝르 특성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좀 더 극적으로 이끌어 갔다면 성공과 좌절 부분을 적절히 섞어서 보여 주었으면 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우연과 일방적인 성공이란 결론만 보여 주어서 아쉽습니다. 드라마 자체로는 많은 반향을 일으킬 만큼 좋은 드라마라는 것은 부정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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