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크리스마스 25일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넷플릭스에서 11월 부터 새로 등록됐던 크리스마스 관련 작품이 예년 만큼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작품 제작 편수가 줄어 든 것은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전에 기억에 남는 추천작을 뽑아 보았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추천 순위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크리스마스 영화와 함께 따뜻하고 달달한 크리스마스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 첫 번째 업데이트: 12/22(화) 라스트 크리스마스(Last Christmas) 추가
- 두 번째 업데이트: 12/23(수) 미드나잇 앳 매그놀리아 (Midnight at Magnolia) 추가
1. 대시 & 릴리 (Dash & Lily)
크리스마스에 대한 안좋은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1년 중 최악의 시기로 꼽는 대시(Dash) 와 크리스마스를 너무나 사랑하는 릴리(Lily) 두 청춘의 이야기입니다. 공통점이라고는 없다고 생각했던 두 사람. 하지만 독서를 좋아한다는 것과 또래 문화가 조금은 동떨어진 사고를 한다는 공통점을 가졌다는 것이 두 사람이 이런 게임(?)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됩니다. 과거, 우리나라 청춘들에게서도 유행했었던 일종의 ‘교환 일기’와 같은 ‘빨간 노트’ 를 통해서 서로가 가진 크리스마스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설득하려고 게임을 시작하지만 결과는 두 사람 모두 알 수 없는 것이죠.
1화 분량이 25분 내외로 매우 짧게 구성되어 있지만 매 회 기승전결의 소주제를 가지고 진행되기 때문에 꽤 빠른 전개에 매 회 결론도 시원시원합니다. 펜팔이나 교환일기 등 글로써 소통하는 시대가 오래 전이지만 글을 보다 보면 글쓴이의 머리 속이나 감정을 그대로 알 수 있다는 활자 문화만이 가지는 강점을 소재로 잘 사용했습니다.
별 기대 없이 보기 시작했지만 올 크리스마스에 가장 잘 어울리는 드라마로 추천합니다. 영화 추전이라고 했지만, 시즌제 드라마입니다. 시즌 1이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실제 시즌2가 나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 라스트 크리스마스 (Last Christmas)
두 번 째 추천작은 ‘Last Christmas’ 입니다. 극장 개봉 당시에 약간의 비판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Wham 의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 노래를 배경으로 잔잔하게 펼쳐지는 이야기 입니다. ‘로코(=로맨스/코미디)’ 라고 하지만 로맨스는 없는 듯 있는 영화입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보기에 꽤나 달콤하고 따스한 이야기입니다. 순수하고 애잔했던 ‘사랑과 영혼(Ghost)’ 를 연상케 하지만 그 보다는 훨씬 밝고 건강한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여주인공인 ‘에밀라 클라크(Emila Clarke)’ 의 좌충우돌 사고를 보면 민폐 캐릭터의 전형입니다만 영화를 보면 그녀가 왜 그래야만 했는지에 설득을 당하게 됩니다.
사랑은 많은 것을 변화시키지요. 내 자신과 상대방, 그리고 두 사람을 아는 가족과 지인까지도… 크리스마스 영화가 대부분의 공식을 내 세우는 것이 이것이 아닐까 싶은데 이 공식을 잘 따른다고 보입니다.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영화에 복선이 깔려 있다는 것입니다. 끝까지 방심하면 안돼죠.
크리스마스를 홀로 보내실 분들이 보시면 크리스마스 이브의 외로움을 조금은 잊게 해 줄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3. 미드나이트 앳 매그놀리아(Midnight at the Magnolia)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 부터 12월 31일 까지의 기간 동안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시카고 지역 방송국에서 함께 근무하는 오랜 단짝 사이인 잭과 매기. 두 사람의 부모님들이 ‘매그놀리아’ 라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LIVE Jazz 식당을 공동 운영하는 관계로 아주 어렸을 때 부터 알고 지낸 단짝 친구입니다. 고등학생 때 부터는 아예 교내 방송국도 운영했던 경험으로 지역 방송국에서 함께 라디오 앵커로 인기 아침 프로를 방송하는 사이이지요. 라이브 방송에서 자신들이 사귀는 연인들을 부모에게 소개 시켜 주는 시기와 관련한 소재를 다룬 것이 계기가 되어 전국 방송을 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지만 정작 본인들은 그 방송으로 인해서 연인들과 결별을 하게 됩니다. 일생 일대의 전국 규모로 방송할 연말 특집 방송을 앞두고 두 사람은 가짜 연인 사이를 하기로 합의를 합니다.
로맨스 영화의 이야기 서술 방식을 잘 따르고 있습니다. 보는 내내 행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눈덩이 처럼 커져가다 결국 주인공들이 조절할 수 없는 지경까지 확대되는 장면장면에서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 할 수 있을지 궁금즘과 함께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영화 마지막 부분을 보면서는 흐뭇한 아빠, 엄마 미소를 띄우게 해 주지요.
그러고 보니 ‘홀리데이트(Holidate)’ 와 유사한 면이 있네요. ‘홀리데이트’ 도 그렇지만 주인공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잘 알고 있지만 정작 본인들은 모르거나 본인들의 감정을 알면서도 애써 부정하는 것이 ‘사랑’인가 봅니다. 동일한 주제와 뻔히 보이는 결말을 가진 영화라 하더라도 관객이 동의할 수 있는 요소들을 어떻게 배치하고 보여 주는지에 따라 영화 보는 재미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난 평생 너하고만 썰매를 탈 거야.”
결혼이란 그런 것이겠지요?
4. 홀리데이트(Holidate)
세 번째 영화는 ‘홀리데이트’ 입니다. 실제로 이런 단어를 사용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말로 표현해 보자면 ‘명절 연인(?)’ 정도가 적절해 보입니다. 가족이 모이면 이런 저런 개인 인생에 대한 조언을 빙자한 압박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동서양이 동일한 가 봅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명절을 대비한 가짜 애인 서비스 같은 것이 있지 않았던가요? ㅎㅎㅎ 미국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명절 가족 모임에 결혼할 상대는 아니더라도 사귀는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하면 이런 저런 걱정어린 잔소리를 듣는 것이 싫었던 여주인공과 가족이 멀리 떨어져서 혼자 지내야 하는 남자 주인공이 서로가 좋아하는 방식의 ‘계약’ 을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결론이 뻔히 예측 가능하지만 1년 여 동안 정말 명절에만 만나서 가짜 연인 행세를 해 주는 두 사람을 보고 있으면 정말 재미있습니다. 세상 살명서 속일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사랑’ 하는 사람이라고 하지요? 모든 주변 사람이 다 알지만 두 사람은 결코 아니라고 하는 상태!! 사내 연애도 두 사람만 모르지 다른 모든 사람이 연인 사이인 것을 아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 영화의 재미는 두 사람의 속끓는 장면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은 사랑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서로가 명절 연인이라고 선언했던 것에 얽매이다 보니 겉으로는 강하게 ‘사랑 아니야’라고 부정해야 하는 딜레마 상태가 나름 재미를 줍니다.
인연이란 이렇게도 찾아 오나 봅니다.
5. 크리스마스 연대기2 (The Christmas Chronicles 2)
1편에 이어서 멋장이 산타 할아버지와 미모의 산타 할머니가 나오는 오리지널 크리스마스 환타지 영화입니다. 크리스마스 영화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를 잘 버무려 놓은 영화입니다. 겨울, 눈 덮인 북극, 엘프, 모험, 마법과 환상. 이 모든 것이 다 들어가서 재미를 만든 영화입니다.
1편과 다르게 이번에는 시간 여행도 하시네요? 산타 할아버지 능력은 어디까지 일까요? 산타의 유래에 대한 설명도 곁들이고 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 좋은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통 크리스마스 영화로 손색이 없습니다.
6. 크리스마스 스위치 – 한 번 더 바꿔? (The Princess Switch: Switched Again)
2019 년 넷플릭스 추천작으로 소개했던 영화, <크리스마스 스위치(The Princess Swich)> 의 후속편입니다. 이번에는 ‘바네사 허진스 (Vanessa Hudgens)’ 가 더 놀라운(?) 연기를 선보입니다.
크리스마스를 다른 나라 왕궁에서 보내기로 한 주인공 부부와 친구 부녀가 왕좌를 이용해 사기를 치려는 악당과 사소하게 투닥거리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왕궁이라는 배경, 귀족이 나오기에 현대 사상(?)에는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은 있지만 나름대로 왕족이 다스리는 유럽 나라가 있기도 하니까 감안하고 보면 좋겠더군요.
1편에서도 영화 등장 장소들이 너무 예쁘게 나왔는데 2편에서도 1편보다는 덜 하지만 작은 왕궁을 화려하게 장식한 크리스마스 장식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우리 동양적 사고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남녀 사랑 이야기라서 동떨어진 느낌도 있습니다만 달달함을 원하신다면 추천합니다. 평타는 하는 작품입니다.
7. 돌리 파튼의 크리스마스 온 더 스퀘어 (Christmas on the Square)
참으로 간만에 보는 뮤지컬 영화입니다. 뮤지컬 좋아하는데 실제로 보러가기는 힘든 상태에서 영화에서나마 이런 영화를 접하는 것이 고맙습니다. 영화 자체는 ‘크리스마스 캐롤’ 을 모티브로 한 것처럼 보입니다. 맘마미아1,2 에서 ‘메릴 스트립’의 친구로 나왔던 ‘크리스틴 바란스키(Christine Baranski)-포스트 하단의 중앙에 계신 분’ 이 나와서 익숙하기도 하고, 돌리 파튼이야 너무 유명하신 분이라서 언급할 필요도 없고…. 작은 마을의 지주인 ‘레지나(크리스틴)’ 의 갑작스런 마을 소개령과 이런 결심을 돌리려는 천사의 이야기입니다. 노래들이 많이 나오지도 않고, 귀에 딱 걸리는 노래도 없었지만 크리스마스 정신인 화해, 나눔, 사랑, 용서를 잘 담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미국에서는 마을 전체를 팔 수도 있다는 것에 새삼스레 놀랐습니다.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이 미국 자본주의군요.
8. 징글 쟁글:저니의 크리스마스 (Jingle Jangle; A Christmas Journey)
마법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크리스마스 이야기입니다. 디즈니의 가족 영화를 떠올리긴 합니다. 뮤지컬 영화인 듯 뮤지컬 영화가 아닌 영화 ? 이야기 자체는 아이들 영화이니 만큼 자극적이지 않고, 쉽게 흘러갑니다. 어설픈 악당과 대결하는 똘똘한 아이들 이야기죠.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이라면 주인공이 흑인이고 악당은 백인이라서 설정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고 백인이 주인공, 흑인이 악당인 영화가 될 필요는 없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을 받습니다. 크리스마스라는 설정 자체가 서양 위주의 문화이고 오랜 시간 동안 백인 위주의 스토리텔링을 접해서 생각이 편향되어 있어서 느낀 저만의 혼란일 수 있습니다.
올 해 들어 처음으로 본 크리스마스 환타지 영화라서 추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