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스스로는 남에게 관대하고 나에게는 모진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름 대로 삶을 편하게 살기 위한 방편임과 동시에 남과 나를 구분하고 타인에게는 관심 갖지 않는 이기적인 마음이 크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눈에 거슬리는 동일한 행동을 남이 했다 하면 ‘그냥 그런 사람인가 보다’ 하고 말 것도 ‘그러면 안돼!’, ‘내 잘못이구나!’, ‘못됐구나!’ 등 내 자신에게 비난을 하고 반성을 강요하곤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착한 사람 증후군이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명상을 배우면서 내 자신에게도 남들과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 안에는 어린 아이처럼 칭얼대고 보채는 ‘나’, 오지랖 부리고 싶어서 다른 사람에게 감놔라 배놔라 하는 늙은이인 ‘나’, 분노하고 화내고 펄쩍 뛰는 피 끓는 ‘나’ , 신의 뜻에 따라 살아간다고 자부하는 독실한 종교인 ‘나’ 등 너무나 많은 ‘나’가 있습니다. 이성의 ‘나’, 실상은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나’가 그 많은 ‘나’가 외부로 보여지는 것을 막고 있었습니다. 힘듭니다. ‘나’ 본연의 모습은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른 채 살아갑니다. 겉으로 보이는 ‘나’를 진짜 ‘나’ 라고 믿지만 수 많은 다른 ‘나’를 억압하고 때로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인 까닭도 있겠습니다. 이제라도 ‘나’를 해방합니다. 수 많은 다른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비난이나 비판이 아닌 공감을 해 줍니다. 남에게 해 주는데 내게 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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